까다로운 담임목사 청빙 절차
지금 제가 20년의 사역을 마무리 하고 새로운 담임목사님을 청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진행이 아주 더딥니다. 많은 목사님들이 초교파적으로 미국, 캐나다 뿐만 아니라 남미 브라질 그리고 심지어 한국에서도 지원을 하신 분들이 몇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회자 청빙이 더딘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심사가 아주 까다롭다는 것입니다. 목회자 청빙 지원서를 받으면 일차적으로 제가 목회자의 자질이 너무 의심되는 분은 타락을 시킵니다. 그리고 목회자의 자질에 큰 결함이 없다고 생각되는 분들을 청빙위원들에게 지원 서류를 보내 드립니다. 거의 일주일 동안 청빙위원들이 지원 자료를 살며 보면서 기도합니다. 그리고 중간에 제가 지원한 목사님에게 좀 더 면밀하게 살펴 보기 위해서 20가지에 가까운 서면 질의서를 보내 드립니다. 목사님의 서면 질의서가 도착하면 청빙위원들에게 보내 드립니다. 그리고 청빙위원들이 내방 설교를 들어보기를 원하면 내방 설교를 듣게 됩니다. 왜 이렇게 까다롭게 심사를 하는가?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많은 교회에서 목회자 청빙을 부실하게 했다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그런 실수를 피차(우리 교회, 청빙 지원하시는 목사님)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청빙이 이루어진 다음에 서로 어려움을 겪게 되면 또 다시 교회는 청빙을 해야 되고, 청빙을 받으신 목사님은 다시 또 다른 교회 청빙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한국에서 우리 교회의 청빙 지원을 문의하는 교회가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세밀하게 청빙을 진행하고 있지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둘째, 우리 교회의 위치가 너무 시골이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탁월한(?)목사님들은 대도시에 임지를 선호합니다. 교회의 성장 가능성도 있고, 문화적인 혜택도 좋고, 자녀 교육에도 유리하고, 사례비도 많기 때문에 너무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목회자로 부름을 받을 때는 어디든지 가겠다고 하지만 막상 목회 현장에 있다 보면 마음이 변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20년의 목회 사역을 마무리 하고 은퇴를 한다고 하는 소리를 들은 몇몇 목사님께서 더 목회를 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곳에 20년 동안 목회를 했으면 참 대단하다는 것입니다. 칭찬인지 아니면 비웃는 것인지 잘 모르지만 뒷맛이 개운하지 않습니다.
주님이 보내신 곳에서, 주님이 하라고 하신 일을, 하나님의 방법대로 해 보려고 했던 것이 칭찬받을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주님이 보내주시는 목사님이 어떤 분인지 모르지만 우리 교회 가족들도 행복하게 신앙생활하고, 후임 목사님도 행복하게 목회하실 수 있는 분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너무 과분한 목사님을 모시면 우리가 서로 원치 않아도 다른 임지로 떠날 수 있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가족들이 후임 목회자 청빙을 위해서 한마음으로 기도해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