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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바퀴 도는 듯한 삶의 행복(최영기목사님의 글)

 

전 국제가사원장님이셨던 최영기의 글이 제 마음에 와 닿아서 함께 나누고자 올려 봅니다.

 

저는 할 일이 약간 넘치면 허덕대고, 약간 모자라면 심심해합니다. 허덕대거나 심심해하거나 둘 중의 하나이고, 중간이 없습니다. 참 별난 성격입니다. 그런가하면 성격이 보수적이고 낯선 것을 싫어하면서도, 같은 일을 같은 방법으로 하는 것을 못 참아 합니다. 어디를 갈 때에도 단 1분이라도 시간이 절약될 것 같으면 새로운 길을 시도해 보고, 그러다가 오히려 늦을 때가 많습니다.

 

이런 성격 때문인지 반복되는 일에 쉽게 지루함을 느낍니다. 더구나 나이가 들면서 세월이 점점 더 빠르게 느껴지니까, 연중행사조차도 끝나자마자 다시 시작되는 것처럼 생각되고... 매년, 매월, 매주, 매일, 같은 것이 반복되는 것에 대하여 권태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권태감에서 벗어나게 된 데에는 26편으로 만들어진 2차 대전 TV 다큐멘터리가 한 몫을 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전쟁터에서 싸우다가 부상당하거나 죽는 군인들, 후방에서 고생하는 민간인들의 처참한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폭탄이 떨어져 집이 불타고, 날아오는 포탄에 맞아 죽고, 추운 겨울에 덜덜 떨고, 먹을 것이 없어서 쓰레기통을 뒤지고, ... 이러한 것들을 보면서 어느 날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전쟁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소원했던 것이 무엇일까?”

내가 지금 권태롭게 느끼는 내 현재의 삶이 아닐까?”

 

생각해 보면, 끼니가 보장된 식탁이 있고, 폭탄이 떨어질 염려가 없는 잠자리가 있고, 아침에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릅니다. 내일 어디에서 깨고, 무슨 일을 하고, 어디에서 잘지,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릅니다.

제게는 더구나 반복되는 교회 생활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는 주일 예배, 감동적인 간증이 끊이지 않는 수요 기도회, 집사님들의 은혜로운 설교가 있는 토요 새벽 기도회, 동역자들이 모여서 주님의 뜻을 같이 찾는 스태프 모임과 집사회의 ... 이러한 일들이 내일도, 다음 주일에도, 내달에도, 내년에도 반복된다는 것은 권태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되고 감사의 조건이 되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거듭거듭 맛보는 기쁨을 주셨는데 일상생활이 지루하다느니, 반복되는 삶이 권태롭다느니, 불평했던 것이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죄송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반복되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삶이 얼마나 큰 감사거리인지를 이제라도 깨닫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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